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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김의 기록

부당이득금 소송이 왜 2년이나 걸렸을까 – 한 번도 나오지 않은 피고, 말 아끼는 판사, 그리고 내가 배운 것들

by rava-kim-auction 2025. 12. 10.

 

은퇴 후 경매를 공부하면서 시작한 첫 부당이득금 소송. 명도는 마무리되었고 이제 남은 건 점유자가 버틴 기간 동안의 부당이득금을 돌려받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소송은 예상보다 길었고, 결국 거의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소송은 정답 싸움이 아니라, 시간과 리듬의 싸움”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오늘은 그 경험을 있는 그대로 정리해 보려 합니다.

🟢 처음 하는 소송, “금방 끝나겠지”라고 생각했다

소장을 제출하며 ‘형식적으로 문제 없이 작성했다’는 자신감이 조금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법원은 제가 생각한 리듬보다 훨씬 느리고, 각 단계마다 오래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 피고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많은 사람은 소송이 길어지는 이유를 ‘원·피고 간 치열한 공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사건은 정반대였습니다.

  • 피고는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고,
  • 답변서도 제출하지 않았으며,
  • 어떠한 의사표시도 하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침묵하는 피고’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에게 방어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송달 → 재송달 → 공시송달 준비 등 절차가 반복되며 재판은 느리게 흘러갔습니다.

🟢 첫 재판에서 들은 판사의 한마디

첫 변론기일에서 판사님의 첫 멘트는 잊을 수 없습니다.

“원고님, 혹시 소송은 처음이신가요?”
“법률사무소에 자문은 받아보셨습니까?”

서면이 법적으로 틀렸다는 뜻이 아니라, 재판부가 보기 원하는 구조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의미였습니다. 그 차이를 당시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 법률사무소에 찾아갔더니, “판사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판사의 말이 마음에 걸려 법률사무소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변호사의 첫 질문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판사님이 어떤 취지로 말씀하셨는지 정확히 알려주세요.”
“재판부 의도를 알아야 대응이 가능합니다.”

소송이 ‘법 조항 싸움’이 아니라 ‘재판부 리듬 맞추기’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 결국 ‘지연이자’를 청구취지에서 삭제했다

제가 청구한 금액에는 부당이득 원금뿐 아니라 지연손해금(이자)이 함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이자 계산 구조’가 재판을 가장 복잡하게 만드는 원인이었습니다.

  • 기준일을 어떻게 잡을지
  • 점유 종료일·명도일 중 어느 날짜를 기준으로 할지
  • 법정이율을 어떻게 적용할지

재판부가 원하는 계산 구조를 정확히 충족하지 못하니 심리가 계속 지연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지연이자 청구를 취지에서 삭제했고, 그 이후 재판은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 판사 임지 이동 전, ‘직권으로 청구취지 변경’

시간은 어느새 2년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법정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습니다. 담당 판사님의 임지 이동(인사)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일에서 판사님은 스스로 청구취지를 직권으로 정리해 선고를 내려주셨습니다. 지연이자를 삭제하고 갔던 부분까지 포함해 사건 전체를 정리해 주신 셈입니다.

🟢 2년짜리 소송에서 제가 얻은 3가지 교훈

  1. 피고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소송은 저절로 빨리 끝나지 않는다.
    송달·절차 보장을 위해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2. 판사의 ‘의도’와 ‘리듬’을 읽는 능력이 핵심이다.
    법적으로 맞는 서면보다, 재판부가 이해하기 쉬운 구조가 필요합니다.
  3. 소송은 정답이 아니라 ‘타이밍·리듬’의 싸움이다.
    변론 기일 간격, 송달 지연, 판사 인사까지 모두 변수가 됩니다.

경매는 낙찰 이후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소송 리듬을 읽고, 감정소모를 줄이며,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시니어 투자자에게 더욱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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